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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 독도가 없다?

by 낯선.공간 2016. 6. 29.

목차

    시대를 생각해보면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의 정확도는 굉장히 정확한 지도죠.

    레이저도 없고, GPS도 없던 과거에 그런 정도의 정확도를 갖는 지도를 완성해 냈으니 놀라운 우리의 문화유산이죠.

    그런데 그렇게 정확한 대동여지도에 독도가 없다는 것을 아세요?

    정말일까요?

    정답은 애매합니다.

    대동여지도에 독도가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목판본"과 "필사본"이라는 것의 차이를 먼저 이해해야 해요.

    김정호의 대동여지도가 정확한 지도라는데는 이견이 없겠죠?

    그럼 이렇게 정확하게 제작된 지도를 단 한권만 가지고 있다면 그렇게 정확하게 만들고 싶어했던 의미가 퇴색하겠죠?

    정확한 지도를 실생활과 경제, 생산 활동에 두루 사용하려면 대동여지도를 보급해야하는데요.

    보급을 하려면 인쇄를 할 수 있게 제작해야겠죠?

    그렇게 대량으로 보급하려고 인쇄를 위해서 대동여지도는 목판본으로 제작되었어요.

    그런데 이런 목판본 대동여지도 말고도 "필사본 대동여지도"라는 버전의 지도가 존재하는데요.

    대동여지도 목판본이 거의 원본에 가까운 지도책이라면, 대동여지도 필사본은 복사본인 셈인데요.

    대학생들이 교과서가 비싸니까, 비싼 교과서 정품을 구입하지 않고, 복사를 맡겨서 제본을 해서 들고 다니기도 하죠? (우리 땐 종종 그랬어요)

    당시에는 복사기가 없으니, 좋은 컨텐츠가 있으면 그 책을 보고 손으로 베껴서 복사본을 만들었어요.

    왜?

    목판본으로 대량으로 인쇄를 한다고 해도, 현대처럼 서적의 보급률이 그리 높지 못하던 시기였기 때문이죠.

    힘들게 만든 컨텐츠일수록 비싸기도 했을테구요.

    사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가 김정호 개인이 만들었다면 그 가치를 얼마나 불러야할지 짐작도 안되기는 하죠.

    우리가 그동안 역사시간에 배운데로 김정호가 공명심에 혼자 스스로 지도를 제작한 것도 아니거니와 정부의 용역의뢰?로 관에서 제작한 지도였다는게 요즘의 정설이죠.

    관에서 제작한 지도책이니, 정부에서 필요한 수요만큼만 지도책을 제작했을 것이고, 보급은 딱 필요한 만큼만 이루어졌을 거예요.

    개화기에 극빈하던 조선의 경제사정상 많은 책을 제작할 수 없었을 수도 있겠네요.

    어쨓든 그런 여러 이유들로 대동여지도를 손으로 복사한 필사본들이 생겨났어요.

    필사본은 목판본에 한지를 덧대어서 종이 뒤에 비치는 지도의 모양을 손으로 그대로 옮겨그겨서 베껴그린 것이지만, 이런 필사본의 특징은, 필사를 한 사람이 빼먹고 기입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기도 했고, 베끼다보니 이런 정보는 추가해야겠다 싶어서 그려넣는 것도 있었어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대동여지도 목판본이 원본임에도 불구하고 남아 있는 지도책이 거의 없었어요.

    대동여지도 목판본에는 독도가 그려져 있지 않다.

    2011년 뉴스에 대동여지도에 그려진 독도가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나온적이 있어요.

    이 일본국회도서관에서 발견된 대동여지도는 "필사본"대동여지도예요. 필사본인 탓에 정확도와 사실증명능력이 조금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죠.

    왜냐하면 필사본 대동여지도의 독도는 후대에 누군가가 그려 넣었을 수 있는 독도인 셈이니까요.

    그래도 과거에 독도가 우리 땅이었음을 증명해줄 귀한 자료중의 하나예요.

    자 그럼 다시 본래 주제인 대동여지도에 독도가 있다? 없다?는 질문의 대답은 ...

    원본이라고 할 수 있는 목판본 대동여지도에는 독도가 "없다!"가 정답입니다.

    하지만 사본인 필사본 대동여지도에는 독도가 "있다"가 정답이죠.

    그러면 대동여지도 이전의 지도에는 독도가 없었나?

    라는 궁금증이 생기죠.

    대동여지도 이전의 지도들은 정확도가 매우 떨어졌어요. 실측이 개판이었죠.

    왜냐하면 대동여지도 이전의 지도들은 실측대로가 아니라 지역의 중요도에 따라 크게 그리기도 하고 덜 중요한 곳은 빼먹기도 했어요.

    그러니 그런 지도로 독도가 옛부터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기에는 증거능력이 조금 떨어지는 경우죠.

    그런데 실측이 정확한 대동여지도에 정확하게 독도가 그려져 있다면 굉장히 귀중한 증거가 되는 것이죠.

    그런데 그렇게 정확한 대동여지도 목판본에 왜 독도가 그려져 있지 않은가?

    라는 의문이 들텐데요.

    김정호는 독도가 우리나라 영토가 아니라고 여겼던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김정호가 평생 대동여지도 하나만 만든 것이 아니거든요.


    대동여지도를 만들기 전에 "청구도"라는 지도를 만들었어요.

    청구도에는 독도가 선명하게 기록되어 있어요.

    그런데 왜 대동여지도에서는 독도를 뺐을까요?

    이에 대해서는 의견들이 분분한데요.

    대동여지도가 너무나도 정확한 지도라, 축척대로라면 독도처럼 작은 섬을 그려넣을 수는 없다.

    독도의 위치가 너무 멀기 때문에 울릉도와 독도사이에 빈페이지 2장이 더 필요했기 때문이다.

    대동여지도는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등의 의견이 있는데요.

    1번설은 대동여지도에는 독도보다 더 좁은 섬들도 빼곡히 그려져 있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2번설은 빈종이 2장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라는 것은 웃긴 얘기죠. 빈공간은 생략하고 별첨하면 되는 문제니까요.

    3번설이 설득력이 있는데요. 대동여지도에는 독도보다 작은 섬들은 그려져 있지만, 독도보다 큰 섬들은 빠진 것이 많아요. 정확한 자료로 정확히 그려낼 수 있는 부분이 아니면 뒤로 미루었던 것이죠. 하지만 이 부분도 조금 설득력은 없어요. 왜냐하면 이미 대동여지도를 인쇄했다는 것은 완성을 했다는 뜻이니까요.

    4번설 김정호의 업적이 훌륭하지만...그가 전지전능하지는 못했다. 그냥 단순히 실수인셈이죠.

    쿨하게 김정호의 실수로 돌려버리면 그만입니다.

    안타깝지만, 그도 사람인데 빼먹었겠죠.

    점차 많은 연구들이 대동여지도가 김정호가 일일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면서 제작한게 아니라 기존 자료들을 집대성해서 만든 것이라는 게 정설이 되어가고 있는 마당에 다녀오지 않은 곳을 뺐다는 둥의 설은 설득력이 없어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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