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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란노 아버지학교 서남63기를 수료하면서...

by 낯선.공간 2016. 9. 25.

목차

    자의는 아니었지만...지난 8월부터 6주간 대신교회에서 개최된 

    두란노 아버지학교 서남 63기를 수료하게 됐어요.

    원래는 5주 과정인데 저희 기수는 중간에 추석이 끼어 있어서 6주가 됐습니다.

    이 죄수복 같이 생긴 옷은 아버지학교를 수료하면 받게 되는 티셔츠인데요.

    평상시에는 입으면 안되고 오직 아버지학교의 스태프로 봉사활동에 참여할 때만 허락되는 옷이랍니다.

    ...사실 뭐 평소에 입고 싶은 디자인도 아닙니다....

    그리고 가죽 목걸이...

    그리고 백합뱃지...이 것은 순결 서약을 한 것을 뜻 합니다.

    딱히 별로 순결하고 싶어서 순결했던 것은 아니지만...인정해 준다고 하니 반갑네요.

    하지만 야동도 보지말라니...본다고 순결 안하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쩝

    아버지학교의 순결서약서 입니다.

    나는 아버지로서 성적으로 순결하고, 영적으로 거룩하며,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갈 것을 사랑하는 가족과 사회 앞에 서약합니다. 라는군요.

    사실 아버지학교의 취지와 프로그램 충분히 훌륭합니다.

    많은 생각을 해 볼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헌데...아직도 뭔가 속았다는 기분은 영 찝찝합니다.

    제가 비록 군대서 세례를 받긴 했습니다만...

    무늬만 크리스찬이라 기독교인에 대해 크게 동질감을 느끼고 있지도 않고 일요일마다 교회를 가지도 않는...자유인이거늘...

    아내가 아버지학교라는 곳을 알아보고 좀 다녀 오라고 했을 때 아무리 검색해 봐도 

    아버지학교라는 것이 교회에서 운영하는 바로 이 두란노 아버지학교 밖에 없었어요.

    그래서...아내한테 교회에서 하는 아버지학교 밖에 없다고 했을 때 

    아내는 분명히 제게 그 과정들이 교회에서 운영을 하긴 해도 교인 아닌 사람들도 많이 듣기 때문에 

    종교색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실제로 첫날 교육에서도 스태프들은 교회에서 운영하긴 하지만 전도가 목적은 아니라고 하더니...

    결국 결론은 전도가 목적인...

    짜고치는 사기였다는 것이죠.

    이러니 크리스찬들이 전도 앞에 양심도 수단도 가리지 않는다고 개독교라는 욕을 먹는가 봅니다.

    그리고 수료식 당일에 드러내는 마수...

    후원약정서...

    입교때 수강료 12만원을 냈지만 사실 5주 중 4주간의 저녁과 간식 그리고 수많은 스태프...교재...

    황송할 정도로 많은 스태프들 때문에 12만원의 수강료는 차라리 싸다고 느낄 정도이긴 했었죠.

    하지만 수료 당일 가족들도 다 불러 놓고 감성 최고조를 목전에 둔 세족식 직전에 강당에 수강생들 모아 놓고

    "우리는 아버지학교에 감사를 느껴서 봉사를 했지만, 

    사실 아버지학교 조직을 운영하고 확장을 위해 돈이 든다. 

    스태프로 섬김이나 후원을 해달라.

    수강료 12만원은 교재비 진행비 4주간의 저녁과 간식비를 제하면 남는것도 없다"

    라며 후원 요청을 하더군요.

    교재...유인물 편지지 편지봉투...다 합쳐도 1만원? 수료티셔츠 한3만원?

    나머지 8만원이...4주간 식사와 간식비인가봅니다.

    저녁 한끼가 한 2만원 돈 하는군요.

    수강생보다 스태프가 많으니 스태프 식비까지 생각하면 그럴만 하군요.

    참 수료식 때 저녁은 포트락파티 처럼 각자 음식을 장만해 와서 나눠 먹었답니다.

    감성은 고조되어 있지...

    5주간 조원들하고 인간적으로 전우애 같은 것은 형성되어 있지...

    정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될 것만 같은 분위기...

    봉사하기는 싫고...

    결국 후원 선택 ㅡㅡ.

    그리고 세족식...

    수료식 막바지에 진행자는 "교회를 다니지 않지만 이 번기회에 교회에 다니실 분에겐 소정의 선물도 드립니다"

    라는 멘트와 함께...언제나 나를 교회로 끌고 가려는 아내가 제 손을 번쩍 들어버립니다.

    주변에서 쳐다보는데 안나갈 수도 없고...

    아허..

    결국 같은 조의 조장이 멘토가 되어 교회 나가는 것을 독려 받게 되었네요.

    그런데...선물은...대신교회 목사님이 쓴 책...

    내 종교의 선택권을 아내와 아버지학교가 짠 듯이 뭔가 사기당한것 같은 느낌으로 끌려 나가게 되어서 매우 불만 스럽고 분노가 치밀지만...

    아버지학교 수료자 답게...참고 내색하지 아니하며...가정의 평화를 위해 참아야겠죠?

    그래도 자꾸 교회가 이런 식으로 내게 전도를 일삼으면...

    콱 무슬림으로 개종하고 is전사로 거듭나 버리는 수도...

    제가 이토록 분해하지만...

    두란노 아버지학교의 취지 자체는 아주 좋습니다.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산다"라는 구호는 절절합니다.

    헌데..또 다른 구호는...

    "주님 제가 아버지입니다."

    결국 핵심은 신앙의 힘으로 가정을 유지하라는 것이에요.

    4주차 핵심 키워드가 아버지의 영성이고 그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거든요.

    영성은 기독교적인 신앙심이 없다면 무용지물.

    목탁두드리면서 나무음관세음보살을 외우면서 영성을 가질 순 없지 않을까요.

    불심이라면 모를까...

    알라아구암빵 하면서 영성?

    신앙심이 생기지 않을 사람에겐 이 과정은 5주간의 시간낭비일 뿐이에요.

    언젠간 주님의 품에 안길 계획이 있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만 아버지학교의 문을 두드리길 추천합니다.

    저요?

    저는 42년 째 주님을 부정하고 있는 사람입니다만...

    그 분이 늘 저를 부르고 계심을 아는 사람입죠.

    보통 사람같았으면 진즉에 독실한 신자가 되어서 교회에서 장로가 되었거나 신학대 진학해서 목사라도 됐을 겁니다.

    제가 좀 독해요.

    20년 넘게 그분의 부르심을 모른채하고 있으니 말이죠.

    군대에서 자살시도한 뒤의 저에게 독실한 신자 여자친구를 만들어주셨고...

    그 뒤로도 하나같이 독실하신 교인들이 늘 제 곁에 다가왔더랬죠.

    지금의 아내까지도...

    주님이 미인계를 그리 써 대실줄은...치사하게...

    거기다 아버지까지...

    에혀...머잖아...굴복할 듯 싶긴 합니다.

    요새 갈수록 호르몬이 요동쳐대서 말이죠...

    다음 주인 10월1일 저희 집 바로 옆에 있는 강서교회에서 두란노 아버지학교 강서52기가 개최되더군요.

    반가운 마음에 스태프들에게 얘기했더니 다른 조직 기수라 그런지 시큰둥 하더군요.

    그쪽은 그쪽 이쪽은 이쪽인 느낌이랄까요?

    저는 그저 아버지학교라는 이름만으로도 반갑게 느껴져서 사진까지 찍었는데 말이죠.

    아 뭐...걍 그렇다구요.

    그래도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40대부터 60대까지 모여서 형제라고 부르며 서로를 쓰다듬으며 끌어안아 위로하고 도닥이고 나은 삶을 위해 기도해주신 스태프들의 노고는 정말 감동적이기까지 했어요.

    도대체 얼마나 아버지학교로부터 은혜를 입었다고 느끼기에 저토록 열정적으로 섬김을 하실 수 있을까 궁금하기까지하더군요.

    (아...자꾸 넘어가려해...8일날 정말로 남부교도소 8기에 티셔츠입고 가는거 아닌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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